2005년 02월 24일
『DNA:생명의 비밀』/ 제임스 D. 왓슨
학교에서 배우는 생물은 매우 지루하고 재미가 없지요. 그저 사실을 알려주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등학생들 중에서 선택과목으로 생물을 택하는 경우는 생물이 좋거나 또는 외우는 것을 잘하는 학생일 경우입니다. 전 이쪽이 좌심방이고 이게 동맥이니 하는 것을 외우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물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학교에 와서는 인식이 달라졌지요. 어디 동맥 정맥 운운 하는 생물은 아직도 좋아하지 않지만 분자 수준에서의 생물, 즉 분자생물학은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분자생물학의 대표적인 연구 분야는 DNA입니다. 『DNA:생명의 비밀』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꽤 놀랐지요. DNA구조를 밝힌 사람이 왓슨과 크릭 이거든요.

책은 조금 두껍고 모두 칼라로 되어있기 때문에 구입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책방식이 일반 형태이기 때문에 조금 불만이군요. 하지만 글씨체나 구성을 보면 꽤 신경을 써서 만들었다는 느낌이라서 만족합니다.

책의 상단에 있는 광고용 글귀가 재밌습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쓴 “곧 과학 고전의 반열에 오를” 대작」이라고 써있지요. 이 책은 DNA의 생물학적인 면만 비추고 있지 않습니다. 이 책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서적으로 DNA의 학문적인 측면은 짧게 비추고 있습니다.

책은 DNA에 대해서 써있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분야는 매우 넓습니다. 생물학, 유전자 발견으로 생긴 회사(그리고 회사간의 경쟁), 유전자 변형 농업, 인류학, 범죄수사학 그리고 그로인해 생긴 법의 변화, 유전되는 질병, 천성 대 양육. 이렇게 엄청나게 넓은 범위에 걸쳐서 다루고 있습니다.

분야별로 다루고는 있지만 각각의 진행은 역사적인 진행 순서를 따르고 있습니다. 꽤 흥미롭게 진행되지요. DNA는 유전자로 주목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화학구조가 너무 단순했기 때문에 다들 유전자는 단백질일 것이라고 추측했었지요. 이후 구조가 밝혀지고 DNA의 코드가 단백질로 번역되는 과정들이 밝혀지면서 유전자로 알려지면서 유전자에 관한 학문들이 발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에는 DNA의 구조와 특히 단백질로 번역되는 원리가 그림과 함께 잘 설명이 되어있고 여러 부분에서 진화의 증거도 찾을 수 있습니다. 구조에서 그리고 인류학의 측면에서도요.

그리고 제가 특히 좋게 봤던 부분 중 하나는 왓슨의 과학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었습니다. 책을 보시면 알겠지만 DNA를 연구하면서 겪었던 법적인 제약과 사람들의 무지로 인해서 벌어진 온갖 사건들 때문에 발전이 늦어졌지요. 미국에서 유전자의 연구를 제한하는 어떤 법으로 인해서 5년이나 늦어진 경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지금은 그 실험을 대학의 생물학 시간에 실험실에서 한답니다.) 특히 그런 시각이 두드러지는 부분은 유전자 조작 식품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량이나 어떤 변화를 준 식품을 GM식품이라고 하는데 이런 식품들을 연구하고 생산하는 것을 반대하는 단체가 있더군요. 책에 들어있는 사진 중 어떤 과학자들이 2년간 연구한 옥수수 밭을 다 망쳐놓은 장면에서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이비 과학이나 반 과학 단체들의 행동에 주목하는데 이 경우도 어김없었습니다. 유전자 조작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전문 선동가에 의해서 놀아난 꼴이더군요. 실제로 우리가 먹는 식품들 중에는 유전자 조작이 되지 않은 식품이 없습니다. 인위선택이 바로 유전자 조작이지요. 이런 GM식품에 반대하는 것이 아프리카 같이 굶어죽는 비율이 매우 높은 국가들에 대한 간접적인 범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간 유전자에 대한 연구 반대도 마찬가지 입니다. “알파벳 D로 시작하는 거의 모든 것들과 비교했을 때 DNA는 사실 매우 안전하다. DNA가 인류를 멸종으로 이끄는 과정을 그리는 데에 신경 쓰느니 단검(dagger), 다이너마이트(dynamite), 개(dog), 디엘드런(dieldrin), 다이옥신(dioxin), 음주 운전자(drunken driver)를 걱정하는 편이 훨씬 더 낫다.”(왓슨의 말)

아직도 DNA가 유전자인 것만 알고 정확하게 이것이 왜 생명을 나타내는 부호인지 그리고 DNA와 관련된 사회현상들을 파악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장하고 싶습니다. 과학을 좋아하신다면 분자 수준에서 DNA가 단백질로 번역되는 과정이 감명 깊을 것입니다.
by 시노조스 | 2005/02/24 18:17 | Book review | 트랙백 | 핑백(3)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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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리차드 도킨스 『우주의 구조』/ 브라이언 그린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과학 콘서트』/ 정재승 『DNA:생명의 비밀』/ 제임스 D. 왓슨 『에덴의 강』/ 리처드 도킨스 『스타 트렉의 물리학』/ 로렌스 M. 크라우스 [ 자기관리 ] 『유비쿼터스 시대의 블루오션전략』/ 최양진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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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6년 초판 발행된 과학 교양 서적으로서 유전자 중심적인 진화의 한 요소를 설명하고 있다. 일반의 과학교양서를 생각하고 그냥 읽었다면 깜짝 놀랄 수 있다. 『DNA:생명의 비밀』 을 읽었을 때 느꼈던 것보다도 더 놀랄만한 것으로 『DNA:생명의 비밀』이 DNA에 대한 설명에 불과하다면 이 책은 기존의 시각을 뒤집고 있기 때문이다.우리가 진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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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소비자단체와 환경단체의 극단적인 선동가들에 의해서 GMO를 먹으면 죽는 독극물 정도로 인식하게 되었다. DNA구조를 밝힌 과학자 제임스 왓슨이 쓴 『DNA:생명의 비밀』에는 사람들의 무지와 두려움이 일으킨 광기에 대해 일침을 놓는다. “나는 유전자 변형 식품을 귀신들린 것으로 만들어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도록 막는 것도 그에 못지 ... more

Commented by 반물질호빵 at 2005/02/26 16:22
아아. 3분의 2쯤 봤나.-_-; 보는데 시간 좀 걸리는 책.
보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좀 아숑숑한 느낌이 강해서--; 몇 번 더 봐야 잘 알겠구만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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