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22일
나에게 스포일링(네타바레, 미리니름, 까발리기)을 하지 마시오.
범인은 절름발이

스포일링을 싫어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반전이 주가 되는 작품이냐 아니냐는 상관없다. 사람들은 아무런 정보도 없이 작품을 봤을 때와 스토리와 전개를 다 파악한 상태에서 작품을 봤을 때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정보도 없을 때 작품을 볼 수 있는 순간은 언제나 그 작품에 관하여 단 한번뿐이다. 두 번째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두 번째 기회란 어떤 이유로 인해 그 작품을 잊었을 경우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작품이 대작일 경우는 머릿속에 각인되어 잊어버릴 수가 없다. 즉 좋은 작품일수록 아무런 정보도 없이 마주하여 품어낼 경우는 일생에 단 한 번 혹은 두 번이다.

책을 읽을 때 조금씩 읽고 덮고 하는 식으로 읽는 것이 싫어서 목욕재계라도 하고 조용하고 여유 있는 상태에서 책장을 펴시는 분들은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것이다.

미래를 알고 사는 삶이라니 얼마나 무료하겠나?

PS_눈마새를 구입하기 직전 아무 생각 없이 서평을 찾아 본적이 있다. 디씨인사이드 도서갤에서 눈마새라고 검색하다가 마지막의 범인(?)에 대한 치명적인 글귀를 보았다. 단 한 줄의 리플이었다. 그리고 나는 잊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 결국 그 한 줄의 글귀를 잊어버리는데 성공했다. 이번에는 아무도 모르게 책을 주문하여 조용하게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그 단 한 줄이 의미하는 바가 무슨 뜻인지 안다. 소설을 관통하고 있었다.
by 시노조스 | 2008/03/22 17:05 | Book and idea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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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필립호빵 at 2008/03/25 02:21
대단하다. 잊다니.
나도 좀 그런 능력을 지니고 싶다. 꼭 그런 중요하고도 사소한 것들만 안잊어먹는 뇌구조라니...--;
Commented by 시노조스 at 2008/03/25 03:02
잘 잊는편이라서 -_-; 특히 사람 이름이나 얼굴 다 까먹는다. -_-

어? 누구시죠?
Commented by 로릭 at 2008/03/28 04:45
미리니름 당하면 왠지 모르게 맥이 탁 풀려요. 신비감이 사라지는 느낌이랄까.
Commented by 시노조스 at 2008/03/28 13:03
네, 전 속에서 무언가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들고는 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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