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06일
『테메레르 3, 흑색화약전쟁』/ 나오미 노빅
그야말로 낚였다! 라는 느낌이 가득한 3권이다. 1권의 신선함은 이미 2권에서 바닥났다. 게다가 중구난방으로 이어지는 스토리와 억지 전개로 이미 작가의 연출권에서 벗어나 버렸다.

3권은 반은 모험 반은 전쟁으로 채웠다. 대륙을 여행하며 생기는 모험의 이야기는 긴박감이 넘치거나 절박함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빈약한 연출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쟁의 내용 또한 대충 진행되고 긴박감이나 전략 전술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다. 용의 편대 비행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것이 단지 '빈틈이 있다'는 식으로 넘어갈 뿐이다. 지상전 또한 '포격을 했다.', '당했다.' 정도의 묘사로 인해 이미 전쟁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은지 오래다. 그저 테메레르는 '미들급용을 할퀴었다' 같은 단순한 묘사들뿐이다. 게다가 인물들 사이의 심리묘사 또한 개연성을 잃어버렸다. 작가가 원하는 식으로 약간의 심리 묘사를 써낸 다음 인물들의 심정을 그대로 정해버린다. 물론 충분한 개연성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막나가는 묘사들이 자연스러울 리가 없다. 자세하게 설명되는 것은 음식과 요리들이다. 대충 끓이는 죽마저도 이것저것 재료를 나열한다.

테메레르의 주요 대사 "로렌스와 내 승무원들을 건들이면 가만 안둬!"를 봤을 때 이미 여류 작가 나오미 노빅의 야오이 소설 비슷한 게 되어 버린지 오래다. 게다가 3권에는 이제 대 놓고 테메레르는 수음을 언급한다.


이쯤에서 간단한 요약.
1권, 신선한 발상과 나름대로 깔끔한 전개. (전쟁에 대한 묘사는 다소 빈약)
2권, 구차한 진행, 개연성 없는 여행,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연애를 방해하는 무리들을 토벌?
3권, 이미 스토리는 산으로 가고. 의미 없는 인물과 사건들. 중요한 전쟁은 "전쟁 시작했다. 전쟁 끝났다" 정도로 끝. 남은 건 요리뿐.


스포일링이 가득한 까는 글
1. 신의 바람이라는 신기를 1권에 용의 대부대가 물러날 정도로 묘사해놓고는 그 이후 별 효력도 없는 잡기로 쓰이는 이유. 게다가 그 사용에 따른 테메레르의 제한에 대한 명확한 언급도 없다. 3권에서는 라이벌 리엔이 땅에 신의바람을 사용하는데, 위력에 대한 명확한 묘사도 없이 작가가 편한대로 그 장면을 이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2. 용이 편대 비행을 하는 이유에 대한 근거가 빈약하다. 게다가 2권과 3권에서는 아예 묘사가 싹 생략되어 전혀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3. 중국 황제가 로렌스를 아들로 입양할 리가 없다. 라고 생각하지만 중요 스토리라고 보고 언급 안하려 했건만... 3권에서는 황제와 만나는 장면이나 그에 준하는 어떠한 언급도 없이 떠나버린다. 아들 맞아?

4. 테메레르가 용의 처우 개선이라는 사상에 물들어있는데 그에 대한 언급은 2권부터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지만 그에 대해 심각하게 토론하거나 결론을 내리지도 않았다. 아마도 작가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더 엮을 능력이 부족하거나 영국에 돌아가서부터 전개할 생각인 것 같은데 이미 전쟁 이야기가 동시에 끼어드니 엉망진창이 될 것이 뻔하다. 게다가 작가는 그보다는 로렌스x테메레르 라거나 음식 레시피에 관심이 더 많은 듯하다.

5. 심리 묘사가 빈약하다 못해 무너진다. 불손하게 대하다가 한 줄 묘사로 절대충성으로 돌아선 그랜비 같은 캐릭터를 또 보게 되다니. 길 안내자 타르케 또한 억지스런 전개와 함께 돌아선다. 주인공 로렌스조차도 끝도 없이 명예와 절차를 중시하는 인물로 그리고 있고 2권 3권에서도 계속 부하들을 채찍질하는 장면을 등장 시키는데 잘 가다가 작가는 '이렇게 해야만 되겠지' 싶은 부분에서는 예외가 등장해버린다.
ex)타르케에 대한 심정이 제멋대로임. 임무가 중요하지만 전쟁은 해야겠다고 함. 도둑질은 치욕이지만 어느 정도는 상관없다고 함.

6. 의미 없고 설명 없는 사건이 계속 발생한다. 타르케는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나고는 하는데 그의 심리와는 그렇다할 연관이 없다.(물론 작가는 뻔뻔하게 그게 그의 성격이라고 언급해버린다.)
ex)모래폭풍, 야생 용의 등장, 산사태, 사막의 강도들 따위.

7. 억지 진행이 끝도 없다. 이번에는 아무 이유도 없이 야생용들과 엮이는데, 이미 작가는 용의 언어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권에 언급하는 부분부터 빈틈을 보이기 시작했다.(아니 그 전에 언급하고 배웠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용의 언어가 있다. -> 야생 용을 만나서 써먹는다. -> 야생 용이 좀 따라오다 떠난다. -> 결정적인 순간에 돌아온다. 이건 뭐 뻔히 보이는 전개라는 생각이 든다.
타르케와 그와 친한 여인의 장면은 너무 뻔하다 싶게 나타나서 단서를 전달해버린다. 부하들의 하렘 잠입 사건->타르케의 여인이 주는 단서->용알 탈취에 도움.

아 끝도 없네. 그만 까야지. -_-;


PS_4권은 안살 것 같습니다.
by 시노조스 | 2008/01/06 02:56 | Book review | 트랙백 | 핑백(1) | 덧글(5)
트랙백 주소 : http://sino.egloos.com/tb/356431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Skeptic.Cynical(.. at 2008/07/30 04:27

... 라자』/ 이영도 『퓨처 워커』/ 이영도 『폴라리스 렙소디』/ 이영도 『퇴마록, 전권』/ 이우혁 『테메레르』/ 나오미 노빅 『테메레르, 2권』/ 나오미 노빅 『테메레르 3, 흑색화약전쟁』/ 나오미 노빅 『퍼언 연대기 용기사 3부작』 / 앤 맥카프리 [ Thriller ] 『다빈치 코드』/ 댄 브라운 「DIFFERENT SEASONS」 중『 ... more

Commented by 아벤튜린 at 2008/01/06 11:39
3권 보고 정말 실망했습니다. 4권부터는 좀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던데 한번보기 시작한 책이니 그냥 놔두기도 그렇고 해서 망설이는 중입니다^^;
Commented by 시노조스 at 2008/01/06 15:39
아벤튜린 님/ 그렇죠... 계속 보던 것이라서 망설이게 되더군요. ㅠㅠ 그래도 안보는게 나을거 같아요. 완전 엉망인 책이면 읽을텐데 그렇지도 않고 어정쩡해서요. -_-)
Commented by mysticat at 2008/01/07 22:43
표지만은 이쁘더니.. 저도 사실 이번에 3권은 손이 안 가서 여태 그냥 미루고 있기만 했는데. 사지 말까봐요...... 전국구 동인지라는 점에서는 기념비적(..)인것 같기도 하긴 한데.. 실망 엉엉 ㅠㅠ
Commented by 라비 at 2008/01/12 21:51
저는 1권은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2권은 살짝 실망해서... 1권은 그 분량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는데 2권은 대체 언제 끝이지 하면서 봤습니다. 그래서 3권은 살까말까 망설였는데 2권보다 더한 모양이군요.(눈물)
Commented by 시노조스 at 2008/01/13 16:50
네, BL은 취향에 안맞는거 같습니다. -_-);

라지만 그냥 일반 소설로 봐도 별로에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