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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3월 25일
시립 도서관에 회원증을 만들러 갔다. 지난 주 월요일에 갔다가 월요일은 정기 휴무라는 글자들이 날 희롱했던 것을 떠올리며, 다시 화요일 오후 6시가 지나서 갔다가 불 꺼진 도서실 유리문 앞에서 돌아섰던 것을 기억하며 이번에는 휴일에 나섰다. 다행이 휴일에도 열람실은 운영했고 회원증을 만들기 위해 대출 카운터 앞에 섰다. “신분증하고 사진은 있어요?” 라며 묻는 사서에게 면허증과 사진을 던져주었다. 작성 서류 앞에 서서 아끼는 볼펜을 꺼내 한자씩 적어나가며, 공문서 비슷하니 준 공문서라고 할까? 아니 그 사서가 볼 터이니 또박또박 적어나가며 쾌감 비슷한 것을 느꼈다. “요즘 글씨 연습하는데 잘 쓰지?” 라고 묻는 것이다. 내 멍청한 상상은 거기서 끝이고 말 없이 받아서 회원증을 순식간에 만들더라. 30초는 걸렸나? “10분 뒤 쓰세요” 라며 던져주는데. “예” 하며 넙죽 받고 돌아서며 왜 4년 전에는 주민등록등본을 요구했나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민의 일원인지 확인하려는 의도였겠지만 너무 가혹한 처사였다. 게으른 학생에게 한 번의 과정을 더 거치라니요. 어떻게 회원증을 만드는데 동사무소까지 가야 하는 겁니까? 하루에 하기에는 너무 멀어요. 귀찮아요. 그래, 군대 갔다 와서 어느 날 길을 가다 들어간 도서관에서는 이상하게도 사진과 신분증만 있으면 대출 카드 만들어주겠다고 딱 써 붙여놨더라. 늘 증명 사진을 몇 개씩 가지고 다니던 것이 그 날 집을 나설 때는 왜 지갑을 정리했는지. 수 많은 카드 결제 영수증만 꺼내 맞춰보고 찢어버리면 되었을 것을 왜 사진을 꺼내서 서랍에 넣었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세 번의 시도 끝에 만드는데 성공했다.
![]() 나는 책을 두 번 이상 읽는다면 산다. 혹 빌려 읽었다고 하더라도 다시 읽을 것이라면 산다. 물론 자금 사정에 따라 예외는 있다. 그리고 공부를 위한 책은 산다. 명쾌한 논리다. 긴가민가한 책들은 이 거침없는 잣대를 들이민다. 하지만 오늘 도서관 회원증을 만든 목적은 물론 책을 빌리기 위한 것이다. 가장 급한 책이 있다. 공부를 하기 위한 책이고 두 번은 볼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안 사고 빌려볼 생각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자격증에 관련된 책이기 때문이다. 한 번은 물론이거니와 두 번을 읽고도 감격하지 않는다면 사지 않으련다. 샀다면 팔아버리겠다. 주위에는 정보가 넘쳐나고 한정된 시간과 돈은 선택을 강요한다. 이러고도 어떻게 책을 좋아하냐고 한다면 그대도 돈도 못 버는 학생 나부랭이가 어떻게 매달 책 값으로 십 만원씩 쓰면서 의문 없이 사냐고 묻겠다. 이런 가혹한 잣대를 세워도 사야 할 책은 너무나 많다. 도서관 회원증이 날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검색대 앞에 섰다. 시립 도서관이다 보니 내가 다니는 학교 도서관과는 대출 기준이 조금 틀리다. 학교 도서관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니 회전율을 높이고 두꺼운 책들이나 미쳐 완료하지 못한 책들을 다 읽으라는 의미에서 대출기한은 1주일, 하지만 다시 가지고 와서 연장 신청을 하면 받아준다. 어째 여기는 틀리다. 대출 기한은 2주일 그리고 연장 신청 같은 것은 없단다. 읽자마자 공학자스러운 분석이 이어진다. 아 이건 시립 도서관이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의 바쁜 시간에 일주일에 한번씩 오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2주일인 것이고 연장 신청이 없는 이유는 학생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렷다. 뭐 이런 잡생각은 집어치우고 잘 생각해보니 지금 빌리게 되면 2주일 뒤에는 반납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시험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연장이 불가능하다면 2주일 읽고 반납했을 때 시험 때까지 아무것도 안보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일단 목적한 바는 보류하고 수첩을 꺼내 관심 있던 도서를 검색해보는데 다 들여놨다. 만족스럽게 생각하며 번호를 확인하려는 찰나 집에 버티고 있는 그 책이 생각났다. 『순수이성비판』이라고 칸트라는 녀석이 뭔지 모를 소리로 사람을 홀린 책이 있는데 그냥 유명한 책이거니 하고 샀다가 지금 발목을 붙잡힌 상태다. 일단 샀으니 읽어야 하는데 수준이 『이웃집 백만장자』정도는 아닌 것이다. 이런 긴가민가한 녀석이 제일 무섭다. 때려 치기는 아쉽고 샀으니 읽어는 봐야겠고 말이다. 내 멍청한 이성을 비판하며 검색대에서 물러났다. 그래서 결국 회원증은 만들고 대출은 하지 않고 나왔다. 검색대와 입구와 대출 카운터 사이는 5미터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도서실에 들어선 후 처음부터 끝까지 마주했던 사서는 날 이상하게 생각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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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 너무 아쉽습니다.
by 시노조스 at 08/16 오늘 보고 압도당했습니다. 다만 슬펐.. by 취월백랑翠月白狼 at 08/16 쿼드도 아이템 이라능! 스피드도 아이템.. by 시노조스 at 08/13 쿼드 데미지 먹는 시노 짱난다 by Machine at 08/13 오오 퀘삼고수 김시노님 by ToGGie at 08/13 전쟁이죠 전쟁-_-; by 취월백랑翠月白狼 at 08/09 ㅠㅠ by 시노조스 at 08/06 명복을 빕니당. by 한쓰 at 08/05 ㅇ_ㅇ 힘들군요. by 무곡 at 08/05 던전 렉이 심해서 저것까지만 했고요. .. by 시노조스 at 08/02 |